도수치료는 이제 한국 의료 소비의 한 축이 되었다.
실손보험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“가장 많이 쓰는 항목이 뭐냐”고 묻으면
대부분 이렇게 답한다.
“정형외과요. 도수치료요.”
2024년 기준, 실손보험 전체 지급액 중 2조 6천억 원이 근골격계 치료에 쓰였고,
그중 도수치료 비중이 가장 높았다.
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.
도수치료는 정말 ‘효과’가 있어서 많이 받는 걸까,
아니면 ‘보험 구조’가 만들어낸 과잉 소비일까?
1️⃣ 도수치료는 효과가 있다. 하지만 ‘부분적’이다
도수치료는 기본적으로
- 뭉친 근육 풀기
- 잘못된 체형 완화
- 혈류 개선
- 일시적 통증 완화
에 효과가 있다.
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“저림이 줄었다”, “자세가 나아진 것 같다”는 체감적 효과를 말한다.
문제는 여기서 끝이다. 도수치료가 모든 통증을 해결한다, 뇌 기능까지 개선한다, 만성 질환도 치료한다
는 식의 ‘만병통치 서사’는 사실이 아니다.
2️⃣ 왜 한계가 있을까? — “도달하지 못하는 근육”이라는 구조적 문제
몸의 근육은 겉근육(표층)과 속근육(심부)으로 나뉘는데,
도수치료는 사람의 손 힘만으로는 깊은 근육까지 자극이 어렵다.
예를 들어,
등의 능형근은 두껍고 단단한 승모근 밑에 있어서
아무리 강하게 눌러도 힘이 깊숙이 전달되지 않는다.
또한 이런 경우도 있다.
- 뭉침이 오래돼 섬유화
- 칼슘이 쌓여 석회화
이 단계에서는 도수치료는 거의 효과가 없다.
세포 단위까지 자극해야 해서
- 체외충격파(ESWT)
- 스테로이드 주사
- 인대·힘줄 중심 치료
가 더 잘 맞는 경우가 많다. 즉, 도수치료는 도달 가능한 계층에서만 효과가 있다.
그 범위를 벗어나면 ‘무한 반복’이 된다.
3️⃣ 더 큰 문제: 통증의 원인이 ‘근육이 아닐 수도 있다’
TV, 유튜브, 병원 광고는 대부분 “통증 = 근육 뭉침”
이라는 프레임을 만든다. 하지만 실제 환자 중 상당수는
- 회전근개 파열
- 어깨 충돌증후군
- 힘줄염
- 디스크
처럼 근육이 아닌 구조 문제가 원인이다.
이런 환자는 도수치료를 20번, 30번 받아도 낫지 않는다.
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친다.
4️⃣ 그럼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릴까? — 실손보험이 만든 ‘착시’
도수치료가 열풍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의료 소비의 심리와 보험 구조 때문이다.
✔ ① ‘무료처럼 느껴지는’ 치료
실손보험이 있다면 본인부담은 매우 낮다.
그러니 치료는 소비가 된다. “돈이 안 드니까 계속 받자.”
✔ ② 병원도 계속 권한다
도수치료는 병원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비보험 항목이다. 병원도, 환자도, 보험도 모두
계속 반복되는 구조다.
✔ ③ “나만 안 받으면 손해”라는 군중 심리
친구가 받고, 직장 동료가 받고, SNS에 인증이 올라온다. 그러면 사람들은 자신도 뭔가 놓치고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.‘정보 비대칭’과 ‘불안’이 결합하면 사람은 비합리적 소비로 들어간다.
5️⃣ 인사이트: 도수치료의 본질은 ‘치료’가 아니라 ‘문제 규정’이다
도수치료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.
문제는 본인의 문제를 규정하지 않고, 치료부터 선택한다는 것이다.
- 통증이 왜 생겼는지
- 내 몸의 구조 문제인지
- 생활 습관이 원인인지
- 심부 근육인지, 관절인지, 인대인지
- 이미 섬유화·석회화 단계인지
이걸 파악하지 않고 도수치료를 받는 건
자동차 엔진이 고장 났는데 세차부터 하는 것과 같다.
문제 규정이 틀리면 해결은 영원히 틀린 방향으로 가게 되어 있다.
6️⃣ 결론: 중요한 것은 ‘얼마나 받았냐’가 아니라 ‘내게 맞느냐’이다
도수치료는 분명 효과가 있다. 하지만 **‘조건부 효과’**다.
본인 상태에 맞는지 확인하지 않고 보험으로 싸게 받는다고 반복하면
- 효과 없음
- 통증 만성화
- 치료 골든타임 상실
- 보험 갱신 시 보험료 폭등
이라는 부작용이 따라온다.
몸은 투자 영역이다.
무턱대고 반복하는 소비가 아니라
정확한 문제 규정과 맞는 치료 선택이 핵심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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